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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Jul 13. 2023

2022. 08. 14

1부 11화

 

 두 번째로 해보는 삼일 연속 근무. 오늘은 아예 풀타임으로 1층에서 내내 포장만 했다. 사실, 완전한 풀타임은 아니고 10분 정도는 3층에서 집품을 하긴 했지만.     

 

 집품을 한 지 10분 정도 되었을까, 포장 가능한 사람들은 1층으로 내려가라고 안내 방송이 나와서 후다닥 하던 작업을 마무리하고 1층으로 내려갔는데 소름이 돋았다. 내가 배정받은 작업대 자리에 방금 전에 내가 집품했던 물건들이 고대로와 있는 게 아닌가. 우연의 일치지만 신기한 일이었다. 내가 집품했던 물건을 포장까지 해서 출고한다는 게.      


*     


 1층에서 포장을 삼일 째 해보니 깨닫게 된 것이 있었다. 다른 층에서 집품을 하는 것도 속도전이지만, 1층은 더하다는 걸. 조금이라도 포장 속도가 느려지면 다시 집품 업무로 올려 보내기 때문에 다시 올라가지 않고 포장대에 붙어 있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포장을 했다. 다행히도 그렇게 느리지 않았는지, 퇴근 때까지 포장대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      


 며칠간 포장을 해서인지는 몰라도 이제는 포장에 관련된 안내 방송들이 무슨 말인지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싶었는데 말이다.     


 이제는 각 시간별로 빠르게 출고를 끝마쳐야 하는 건과 물건이 실린 토트에 끼워져 있는 색깔별의 고깔이 무엇을 뜻하는지가 얼추 파악이 되었다. 파악이 된 만큼, 나는 처음에는 허둥대던 모습을 지우고 점점 포장 업무에 적응을 해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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