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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Aug 13. 2023

2022. 10. 04

1부 19-1화

 

 다른 때는 오전에 대기자 접수 연락이 오고 난 후에 오후에 추가로 확정 연락이나 마감 연락이 오는데 반해 오늘은 대기자 접수 연락이 아예 오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3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센터에 연락을 했다.      


 출근 신청을 했는데 혹시 누락이 된 거냐고 물었더니, 신청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출근이 가능하면 바로 확정 연락을 보내준다고 했다. 출근이 가능하다고 했더니 곧장 확정 연락이 왔고, 그렇게 나는 오늘도 먼 거리를 달려 진해 두동으로 향했다.     


 한창 3층에서 A카트에 물품을 피킹하고 있는데, 토트를 마감하기도 전에 1층으로 내려가라는 호출이 왔다. 포장을 하라고 부른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1층으로 내려가니 다른 업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분류였다.     


 포장을 해봤으니 간선과 일반을 구분 가능할 테니까 분류를 하라고 했다. 당황스러웠다. 예전에 30분간 분류에 투입되었을 때, 잠시 고개를 돌리자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였던 물건들이 생각나서 아득해졌다.  

    

 분류를 하면서 느낀 거지만, 분류는 정말 극악의 공정 그 자체다. 다른 센터에서는 허브로 취급하고 돈을 더 준다는데, 이곳에서는 출고 업무에 포함이 되어있기 때문에 돈을 더 주거나 하는 게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일이 간단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 대신 교대로 자리를 봐주지 않으면 물 마실 틈도 없고, 화장실도 갈 수 없이 내내 기계처럼 움직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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