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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Sep 03. 2023

2022. 10. 26

1부 22화

 

 오늘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테스트 PDA로 집품을 했다. 캡틴이 나를 따로 부르더니 테스트 PDA를 줬다. 오늘은 새 PDA로 바뀐 인터페이스로 테스트를 하는 역할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곤 테스트 PDA를 받아 들었다. 테스트 PDA는 신형이라 그런지 성능도 기존의 모델보다 훨씬 좋고, 배터리의 남은 잔량도 확인 가능하게 떴다. 기존에 쓰던 구형 PDA는 배터리 잔량도 뜨지 않고 속도도 느렸는데 말이다.      


 신형 PDA는 좋았지만, 여전히 인터페이스는 불편했다. ‘계속 집품하기’ 버튼을 누르면 에러가 기다렸다는 듯이 떴고, 맞는 바코드임에도 바코드 스캐닝에서도 오류가 나서 스캐닝이 잘 되지 않아서 집품을 하는 내내 애를 먹어야만 했다.      


 새 PDA를 써보고 후기를 알려달라고 하기에 에러가 뜨는 것과 스캐닝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전달했다. 나만 테스트 PDA를 사용한 줄 알았는데, 다른 몇몇 사람들도 테스트에 참여했더라. 그들도 테스트 PDA의 후기를 전달했는데 내가 말했던 부분과 똑같은 부분을 문제점으로 꼽았다고 했다.      


*     


 테스트가 진행된 9시 35분까지는 A카트로 집품을 하고, 9시 35분부터 10분간은 짧은 존배치를 했다. 존배치가 끝나고 난 뒤 할당이 없어서 싱글 카트 업무를 배정받았다. 한창 무거운 중량물을 실어 나르고 있는데 12시 25분에 호출이 와서 메인으로 가보니 ‘시각화’ 작업을 하라고 했다.     


 ‘시각화’는 바닥에 토트를 놓는 부분을 노란색 테이프로 붙이는 작업이었는데, 바닥에 쪼그려서 토트 사이즈에 맞게 한 땀 한 땀 테이프를 계속 붙이다 보니 허리도 아팠지만 무릎이 정말 아팠다. 시각화 작업을 해야 할 곳이 방대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자동으로 앓는 소리가 났다.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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