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26화
이번 주는 출근 타율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다행히도 오늘 출근해서 주휴 수당은 챙길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내내 3.5 오토백을 했는데,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다. 얼마나 많은 물건이 담긴 토트를 몇 개나 1층으로 내려보냈나 싶어서 세어봤는데, 150개까지 세고 포기 했다. 더 이상 세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명절이 슬슬 다가오고 있어서인지 출고되는 물건의 품목 중에 명절 선물 세트들이 확연히 많았다. 다음 주에는 명절이 코앞이니 더 많은 명절 선물세트가 출고되겠구나 싶어서, 어쩌면 이번 주의 힘듬은 다음 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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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그랬지만 요즘 들어 아픈 소식들이 더 많이 들린다. 내가 일하는 C사는 전국에 물류센터가 있는데, 그런 만큼 산재도 많고 죽는 노동자도 많다. 인천 지역에서는 며칠 전에 근무를 마친 한 노동자가 심장마비로 죽었고, 광주에서는 어이없는 이유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 셧다운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보았다.
마음이 뒤숭숭하다. 왜 일을 하러 와서 죽어야만 하는가. 연이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바라보며 아프고, 안타깝고, 슬프다. 언제쯤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건강한 노동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싶어서 글을 써 내려가는 내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