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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Oct 12. 2023

2023. 01. 28

1부 28화

 

 코로나와 함께한 지 3년이 넘어서인지 이제 팬데믹과 함께 상생하는 구조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실내 마스크가 해제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어제부터 센터의 식당의 테이블마다 있던 투명 칸막이가 사라졌다.     

 

 투명 칸막이가 있을 때는 마치 교도소에 면회 간 느낌으로 묵언수행으로 밥을 먹었는데, 칸막이가 사라지니 사람들 간의 대화가 생겼다. 함께 마주 앉아 약간의 수다를 떨면서 밥을 먹으니 기계적으로 위장을 채우기 위해 먹는 게 아닌, 정말 ‘식사’를 하고 있구나란 느낌이 들었다. 물론, 40분간의 짧은 식사 시간 때문에 길게 식사를 하지는 못하지만.     


 식당의 칸막이는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는 건 아직도 두렵다. 날씨가 점점 더 추워지고 있어서 센터의 온도도 더 낮아지고 있어서인지 마스크 안에 습기가 계속 찬다. 그렇다고 해서 숨을 쉬지 않을 수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여름에는 흥건하게 마스크에 땀이 차고, 겨울에는 습기가 차고. 정말 중간이 하나도 없이 극단적인 공간에서 내가 일하고 있구나를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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