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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Nov 22. 2023

2023. 03. 02

1부 36화

 

 어제 분류를 했기 때문에, 도저히 3층에서 중량물을 집품할 자신이 없어서 4층 지원자를 뽑길래 자원해서 4층에 갔다. 4층 집품은 3층에 비해서 무게감이 덜한 상품들이기에 훨씬 나으니까.    

 

 두 시간 정도 집품을 하고 나니, PDA에 메인으로 오라는 호출이 떴다. 분류하러 가라는 건가 싶어서 불안감을 안고 메인에 가니 다행히도 빈클렌징이었다. 10시 40분까지 빈클렌징을 하고, 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집품을 다시 하면 된다고 해서 집품을 했다.     


 한 삼십 분 정도 집품을 했을까. 다시금 PDA에 호출이 떴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번 호출은 분류장이라는 걸. 시간상 지금은 분류장에서 한창 간선 마감 건으로 인해서 바쁜 시간이기에, 분류장이 아닐 리가 없었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분류장에서의 호출이 맞았다.     


 1층에 내려가 분류장에 가니 바빠서 그런지 어수선했다. 부산, 대구 방향으로 2차 분류대에 물건을 던져주는 것도 돕고, 앞에서 미처 빼지 못한 간선도 간간히 빼고, 간선 마감을 치러 간선장에 간 사람들을 대신해서 지역별 토트에 물건을 넣는 것도 혼자 뛰어다니면서 했다.     


 물건이 2차 분류대에 많이 쌓일 때는 간선장에 간 사람들이 잠시 복귀해서 도와주긴 했지만, 대부분 혼자 다 쳐내야 했다. 1시 30분쯤 간선 마감을 하고 난 후에 캡틴이 와서 1층에 있는 파지를 정리하라고 했다. 파지 정리를 오 분쯤 했을까. 다시 캡틴이 왔다.     


“분류장에 물건이 너무 많이 쌓여서 다시 가야 될 것 같아요.”     


 분류장에서 한창 일을 돕다가 2시 30분쯤, 3층으로 올라가래서 올라갔다. 혹시나 중량물 집품을 싱글 카트로 해야 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퇴근 때까지 빈클렌징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분류장에 가서 그런지 승모근이 아파왔다.      


 출근할 때 붙이고 온 파스의 효력은 진작에 떨어진 지 오래였다. 어제 내가 경미하지만 분류장에서 다쳤다는 사실을 관리자들은 잊은 걸까. 이틀 연속 분류장 호출이라니. 씁쓸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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