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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Feb 07. 2024

2023. 05. 06

1부 50화


 이번 주에 4번을 분류했다. 5번 출근해서 그중 4번을 분류하다니. 한 주에 5번까지 출근 가능한데, 대부분의 시간을 분류장에서 보냈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 분류로 이번 주 시작과 마무리를 했다.     


 오늘은 간선장에 데뷔하게 됐다. 이제까지 간선을 컨베이어에서 따로 분류하는 것만 해봤지, 간선장에서 지역별로 넣어보는 건 하지 않았는데 부담이 컸다. 그나마 ㅇㅅ지역은 예전에 위치도 익힐 겸 잠깐이라도 해보긴 해서 그 자리를 주 베이스로 삼고 간선장에서 하루를 보내게 됐다.     


 간선장이 처음이라 숙련자들처럼 빠르게 간선 상품을 토트에 넣기는 무리였는데, 그래도 몇 시간 동안하고 나자 간선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추 파악이 됐다. 나중에는 다른 지역의 토트 위치까지도 몇 개는 외워서 넣을 수 있게 됐다.     


 지금도 분류장에 자주 불려 오는데, 간선장까지 할 줄 알게 되면 더 붙박이가 될까 봐 간선장은 정말 피하고 싶었는데 오늘부로 그렇게 될 확률이 더 높아졌다. 이미 거의 분류장 붙박이인가. 계약직도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분류를 나는 네 번이나 하고 있으니까.     


 이제 분류를 위해 신는 무거운 안전화마저도 익숙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그러나 단 하나 익숙해지지 않는 건, 분류를 하고 난 후 아픈 온몸이 아닌가 싶다. 아마 이건 더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갈수록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의 강도는 더 높아져만 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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