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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류 Feb 23. 2024

2023. 07. 21

1부 57화

 

 한동안 C사에 일을 나가지 않다가 오랜만에 일을 나갔더니,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겨있었다.      


 첫 번째로는 진주 버스의 증차. 진주 노선이 하나 더 생겼다. 이제까지는 꽤나 먼 다른 동네까지 가서 통근 버스를 타야 해서 출퇴근 시간이 길었는데, 이번에 새로 추가된 노선 덕분에 걸어가서 통근 버스를 탈 수 있게 됐다.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통근 버스 노선이 생겼기 때문에. 게다가 증차로 인해서, 만석이 되어서 버스를 못 탈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좋았다.     


 두 번째로는 몇 달간 똑같은 메뉴로 지긋지긋하게 나오던 식사 시간의 도시락 메뉴가 사라지고, 급식형으로 다시 바뀐 것. 매일 같은 메뉴로 밥을 먹다 보니 지겨워서 컵라면을 필수로 챙겨가서 먹곤 했는데, 급식형으로 바뀌니 컵라면을 챙겨가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오랜만에 센터에 가서일까.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가 국을 퍼주면서 “한동안 안 보이시던데.”라고 말하며 안부를 물어왔다. 따로 대화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나를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조금은 놀라웠다.     


 세 번째는 분류 시스템의 변화. 원래는 지역별로 토트에 분류해서 넣는 거였는데, 이제는 지역별이 아닌 운송장의 밑 부분에 적힌 글자 하나를 보고 해당 글자를 분류해서 토트에 넣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운송장 밑에 ‘골’이라고 적힌 거면, 지역에 상관없이 골 토트에 전부 넣는 식. 간선을 빼는 것도 바뀌었다. 원래는 ㅇㅅ지역과 다른 지역을 나누어서 뺐는데 이제는 운송장 밑에 적힌 번호를 보고 번호 순대로 빼는 걸로 바뀌었다. 간선장도 번호로 넣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 번호 순이 토트의 위치를 훨씬 기억하기는 좋지만 송장의 글씨가 너무 작아서 그 부분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도 분류를 많이 하다 보니 공용 장갑과 공용 안전화의 냄새를 견디지 못하겠어서, 따로 안전장갑과 안전화도 샀다. 더운 여름에는 장갑과 안전화에서 더 강한 땀 냄새가 날 테니까. 분류장에서 분류하기 위해 개인 장비까지 구비하게 될 줄이야. 앞으로 얼마나 이 장비들을 많이 써먹게 될지 두렵고도 무서운 마음으로 안전 장갑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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