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팝업스토어 (1)

기억의 단상 2023년 11월호

by 석류


10월의 첫 날, 짱구 팝업스토어를 갔다. 연휴와 공휴일 사이에 1일이 끼어있었던지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일찌감치 가서 줄을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1일은 일요일이어서 사람이 많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까.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퇴근하는 길에 진주로 돌아가는 버스 대신에 전포로 가는 통근 버스를 탔다. 부산으로 향하는 통근 버스를 타고, 아직 컴컴한 새벽에 전포역에 내려 지하철 첫 차가 뜨기를 기다렸다.


다섯 시 이십분쯤 되자 지하철 첫 차가 운행되었고, 나는 지하철을 타고 경성대부경대역으로 향했다. 웨이팅 등록은 아홉시부터 시작되고, 입장은 열시부터였기에 일단은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갈 생각이었다.


경성대 맞은편에는 맥도날드가 있다. 대학 시절 그 맥도날드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걸 떠올리며 맥모닝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경성대 맥도날드는 24시간에서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영업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경성대 주변에 유동인구가 현저히 작아져서 24시간에서 영업시간을 바꾼 걸까. 허탕을 쳤다는 생각에 당황스러웠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맥도날드가 있었다.


광안리 맥도날드. 광안리 맥도날드는 금련산 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광안리 맥도날드로 향했다. 오랜만에 간 광안리 맥도날드는 많이 변해있었다. 훨씬 규모가 커졌고, 위치도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서 조금 옆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래도 이곳은 다행히도 여전히 24시간이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맥모닝과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나는 창밖을 보며 대학 시절 함께 광안리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을 먹었던 지선배를 떠올렸다.


지선배는 잘 지내고 있을까. 우리가 함께 했던 맥도날드를 기억은 하고 있을까. 잠이 많아서 지각이 잦았던 지선배를 깨우기 위해 맥모닝으로 꼬드겼던 날들이 선명했다. 내 전화가 마치 모닝콜인 것 마냥 졸린 눈을 비비고 이른 아침의 맥도날드에 나타났던 지선배. 함께 맥모닝을 먹고, 광안리 바닷가를 걷던 순간들.


오후에 맥도날드에서 만나면 맥너겟이나 햄버거를 먹으며 수다를 떨거나 시험공부를 하기도 했던 우리. 바닷가를 거닐 때 시덥지 않은 농담을 던지는 나를 보며 조금은 느릿하게 웃음이 터져 오르던 그 얼굴이 나는 아직도 어제의 일처럼 기억이 나는데, 아마도 지선배는 다 잊었겠지.


나보다 선배임에도 귀여웠던 지선배를 생각하자 옅은 미소가 수채화처럼 입가에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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