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국을 기다리며

기억의 단상 2024년 1월호

by 석류


옥천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와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태국에 가는 꿈을 꿨다. 태국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전부 만났다. 함께 수다도 떨고, 맛있는 것도 먹고, 투어도 갔다. 커다란 저택 같이 생긴 에어비앤비를 빌려서 다 같이 그곳에서 머물며 지냈는데,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나는 저택의 복층에 있는 다락방에 자주 올라가 있었는데,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이 내가 로비에 보이지 않으면 다들 나를 찾으러 다락방에 올라오곤 했다. 다락방에 방문한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씨익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다락방은 비밀 이야기의 장소로도 활용되기도 했다. 해가 지고 나면,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친구들이 차례대로 나를 찾아왔다. 그러면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이 슬퍼하기도 하고,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기도 했다.


영원히 그 곳에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라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나야 할 시기가 다가왔는데, 나의 여행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친구들은 여행을 끝내고 모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복작거리는 곳에서 많은 친구들과 있다가 홀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자의 숙명을 지닌 나는 길을 떠났다.


여행을 떠나는 길에서 웅장한 폭포를 만나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는데 문득 옆이 허전했다. 허전함은 사진이 아닌 직접 눈으로 그들과 같이 봤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폭포를 바라보는데, 그리움에 눈물이 흘렀다. 울지 말고 씩씩해져야지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닦는데, 그 순간 잠에서 깨었다. 잠에서 깨고 나니 꿈에서처럼 현실에서도 혼자였다. 텅 빈 방에 홀로 있는 순간이 사무치게 차갑게 느껴져서 꿈에서 만난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어졌다.


얼른 다시 태국을 가야겠다. 그리운 나의 친구들이 있는 그 곳, 그 도시로. 따뜻한 봄이 오면 태국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야지.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기도 많이 웃어야지.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열심히 달리기 위해 신발끈을 동여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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