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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ntasmo Jan 11. 2023

2023년 1월 11일 생각

나의 작은 변화들


완성되어진 글이 아니지만 그저 끄적이는 글로 어딘가에 나의 생각을 남기고 싶어졌다.

브런치에는 적합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나의 생각이 어딘가에 닿아있으면 좋겠다는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배출구가 필요하다. 어쨋든 나도 어딘가에 두서없이 생각을 마구 던져놓는 글을 쓰고싶다.


2023년이 시작되었다. 이제 조금 23이란 숫자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 같다. 1월도 열흘이 지났다. 나는 거의 하루종일 아이와 있고 아이의 스케쥴을 확인하고 틈틈히 내 작업을 한다. 하루는 아이의 학원 스케쥴에 따라 나도 흐름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대부분 태어난 자신의 환경에 영향을 받아 자라고 대부분 그 환경에서 성장한 자신의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고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된다. 크게 그 세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제 중년이 되니 주변사람들을 보고 나를 보니 그 한계가 피부에 와닿는다. 평생 두려워하던 존재는 나이를 먹어서도 두렵고 위축되고 자신을 한계짓는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일 뿐이며 그 공간에서의 감각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올 수 없고 타인의 부유하는 감정들로 남는다.


일년정도 미친듯이 내 감정에 대해 글을 썼다. 내가 애잔하게 느꼈던 나의 아픔들. 가만히 앉아있으면 늘 울고싶다는 생각에 빠졌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그 감정의 상태. 성인이 되어서도 상처받고 용서하지 못한 이에 대한 분노, 원망도...

감정을 어떤 기승전결도 없이 그냥 그 사건과 기억, 감정들이 뒤섞여 배설하듯 타자를 쳤다. 딸 아이가 어느날 나에게 엄마는 일기장이 없어서 컴퓨터에 일기를 써? 이렇게 물어봤다. ㅎㅎ 아이의 눈에는 내가 일기를 쓰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무겁게 가라앉아서 누구에게도 하기 힘들었던 감정들을 일기장에 쓰고있는거라고 생각했겠지.


얼마전 나는 아빠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었다. 나의 평생의 이해하기 힘들 존재였는데, 조금은 그 존재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아주 최근의 일이다. 늦은 밤 공원을 걸으며 산책을 하는데 아빠도 나에게 모든 걸 희생하며 살 이유는 없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참 철부지같은 생각으로 마흔을 넘게 살았다. 내가 살아가는데 나의 부모는 오로지 나를 전적으로 지원해줘야한다고만 믿으며 그렇지 않은 존재는 부정하고 미워하는 걸 선택하며 살아왔다. 물론 그 외에도 복합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미워하던 감정은 조금씩 날아가고 이제는 안쓰럽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나의 생각도 바뀌어간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한다고 믿었던 세상도 이제는 그저 바라보고 나는 이곳에서 어떻게 생존할까 고민한다. 그게 당연했던 건데 무척이나 어리석은 생각속에 갖혀있었다.  나의 낡은 관념은 버리고 조금씩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살아가려고 한다. 


일기라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마무리를 잘 지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만 너무 졸려서 마무리해야겠다. 나는 허술해도 좋으니 그냥 조금씩 나의 한계를 벗어나 조금더 자유에 가까운 삶을 살고싶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그것하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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