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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ntasmo Mar 09. 2023

잡념

2023년 제일 많이 하는 생각


요즘 잠들기 전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니는데 일어나서 정리해야지 생각하며 생각들이 날아가버린다. 가볍게라도 정리하고 싶은데 컴퓨터 앞에 앉으면 너무나도 가볍게 날아간다. 그걸 잡기가 쉽지 않다.




1. 

생각의 한계와 두려움


이제 마흔을 넘어 마흔 중반의 나이가 되니 살아온 시간과 고정관념들,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습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 습관들이 틀을 만들었고, 자신이라는 관념에 사로잡혀서 그 틀을 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 틀을 넘어본 적이 없고 그게 벽이라고 느끼지 못하니 벽이란 걸 자각하지 못한다. 그저 나의 능력을 탓하고 세상을 탓하게 된다. 


그 벽은 어떻게 보는 걸까? 일단 그 벽을 인지하기보다는, 먼저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에 대한 몰입이 그 벽을 넘어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그 일에 몰입하다 보면 내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즐거움에 취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되고 그 결과물이 어떻든 내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를 실현하기 위해 자꾸만 그것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경계를 허물고 나는 더 나다운 나의 모습으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우리는 매번 자신의 경계를 자각하게 된다. 예전에 좋아했던 일들도 오래되면 흥미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자신이 만든 무언가도 싫증이 나기도 하고 더 새로운 것이 나와서 오래된 것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매 순간순간 자신이 자유롭게 즐기면서 살아가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하기로 한다)



2. 

내 생각이 아닌 타인의 생각


나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의 경계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한다. 나와 타인의 경계와 비슷한다. 우리는 자연이란 거대한 존재 안에서 이어져 있지만 분명히 나는 나의 세계 속에 있고 타인은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서로 영향을 끼치지만 타인을 바꿀 수는 없고 조정할 수도 없다. 긴밀한 것 같지만 서로 대치하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며 일부러 등을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의 생각이 타인과 부딪히는 경험들을 통해서 나의 세계는 더 확장되고 깊어진다. 내가 옳다고 느꼈던 것들이 무너지기도 하고 생각을 공유하며 더 확장되기도 한다. 하나 분명한 건 우리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울타리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런 편안함 속에서 외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점점 자신의 생각이 옳고 자신의 세계만이 안전하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3. 

외부세계와 두려움


요즘 최대의 이슈는 AI니깐 AI에 대한 생각들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몇 달간 인스타를 보다가 정말 이건 어떻게 작업한 거지? 생각이 드는 작업들이 많아졌다. 도대체 이건 cg인가? 아니면 모델링인가? 너무 궁금했다. 


그러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그게 바로 AI가 만든 생성아트라는 사실을!


정말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고 너무나도 경이로웠다.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노스탤지어 같은 어느 행성의 공간을 실현한다는 게 너무 황홀했다. 나도 그 툴을 다룰 생각을 하니 너무 설레었다. 그래서 그 툴을 빨리 습득하고 싶었고, 조금씩 시도 중이다.


하지만 그 생성아트 작업물을 보면서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해서 놀라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그 툴을 지금까지 보아왔던 이미지와 비슷하게 만들고 매우 뿌듯해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이용할지 상상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더 날카롭고 더 창의적이고 더 우아하고 아름답게 작업을 끌고 나가는 것을 보며 같은 툴이지만 그 툴을 이용하는 이의 상상력과 인문학적인 배경이 너무나도 다른 결과물을 낸다는 게 놀라웠다.


역시 툴은 툴일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의 직업의 존패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때, 나는 과연 그 직업이 왜 사라질까에 대해 그 사람에게 되묻고 싶었다. 디자인에 대해 감각이 없고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생성아트를 한번 본다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말 어디선가 본 듯한 디자인, 그냥 흔히 정형화된 결과물들.


그 너머의 결과물들은 결국 그 툴을 다루는 이의 상상과 감각에 의해서만 좌우될 뿐이었다. 그 너머를 상상하는 능력. 더 날카로워지도록 끌고 나가는 의지. 그것들이 기본적인 자질이 될 테고 그렇다면 툴은 또 그에 걸맞게 더 각자의 노하우들이 생겨나서 다양한 사용법을 개발할 것이다.


암튼 두려움으로 다시 돌아와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제일 많이 느껴지는 게 두려움이란 감정이다. 사람들의 무의식에 인공지능은 우리의 직업을 빼앗고 결국 우리는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인간과 대치되는 무언가로 여겨져서 인간의 터전을 잃게 되고 인간은 사고하지 않고 점점 무력해질 거라는 그런 무의식도 느껴지기도 하고.


나에게도 그 외부세계와 두려움이란 이슈는 무어라고 정의 내리기도 힘들고 매우 결이 다양하고 두려움을 파고들어 가면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서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암튼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 써야지. 붙잡고 있어도 글이 맴도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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