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드로잉의 컨셉과 제목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
긴 글을 쓴다는 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그림과 함께 긴 글을 쓴다는 건 더욱이 그렇다. 내가 누구를 설득해야할 이유도 없고, 한장의 그림이 마음에 훅 들어가길 바랄 뿐이지 긴 글로 상대방에게 구질구질해지고 싶지 않아서이다.
아직은 글보다 그림에 힘을 더 실어야한다고 믿고있기 때문일거다.
요즘 나의 일련의 드로잉에 어떤 기획과 컨셉을 잡을까 고민하고 있다. 이유없이 그냥 그리고싶어서 그리는 유희같은 것들인데, 내가 들인 시간이 아깝기도 해서 어떤 모양과 꼴로 나오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름을 지어본다. '이유없는 드로잉' 괜찮으려나? 이유없다고 하니 너무 쓸모없이 느껴지기도 해서 고민된다.
그렇다고 깊이도 없고 어떤 사유도 없는 드로잉인데 무거운 제목이 불필요하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늘 멋진 제목과 멋진 울타리를 고민한다. 내 드로잉들이 한장한장 그저 유희로 그렸던 그림이 아닌 나의 순간의 생각과 감정들이 퍼즐처럼 모여 무언가를 만들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요즘 밤산책을 하기 좋은 계절을 지나가고 있다.
집을 나서 공원을 돌면 하루를 마감하며 운동하는 열심인 분들을 마주친다.
발맞춰 열심히 걷다보면 땀도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놓치고 싶지않은 풍경을 마주치면 사진을 찍는다.
밤하늘은 까맣다라고 늘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색이 펼쳐져 있다.
그 밤하늘을 보기위해 어느새 멈춰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힘껏 걷다가 멈추가다, 이렇게 밤산책을 한다.
걸어도 좋고 멈추어 서있기에도 좋은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drawing by Fantas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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