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
drawing by Fantasmo
집콕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생활이 길어졌다.
타인의 삶을 sns로 훔쳐보며 세상에 제일 멋쟁이들만 모인듯한 인스타 피드를 내려가며
하루 세끼 챙겨 먹는 것도 버거워 하루하루 때우듯 사는 나의 삶이 비루하게 느껴진다.
이번 주는 강풍이 부니 밖을 나가기가 두려워졌다. 집에만 갇혀있다 늦은 밤 아무래도 걸어야 살 것 같아 밖을 나섰다. 늘 자주 걷던 공원을 코스로 돌기로 결심한다. 걸으며 계속해서 나에 대해 생각하고 내가 보는 타인을 생각한다. 나는 그들에게서 무얼 보는 걸까? 그들에게 비추인 건 무엇일까?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건
차곡차곡 쌓아가는 추억을 만드는 낭만, 그것을 만들어가는 긍정적 시선.
때론 누군가의 유쾌함, 끊임없이 창작해가는 끈기.
그런 것들을 본다. 그런 것들을 보며 그 끝에 서있는 나를 보고 씁쓸해한다.
늘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늘 씁쓸한 감정, 쓸쓸한 감정. 그 언저리에 서있다. 그런 기운을 제일 먼저 감각하고 그 기운에 두 발 담그고 서있을 때가 많다.
이제는 나 자신을 좀 더 유쾌함에 밀어 넣고 싶다. 그러려면 많은 것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나도 이제 그 정도는 아는 성인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 유쾌함의 (지극히 주관적인) 필수요소들을 하나하나 터득해 나가려고 한다. 오늘 산책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