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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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머리가 아니다.
곱슬머리다.
악성 곱슬이다.
어디서 파마하셨어요?
파마가 참 잘 어울려요!
아, 저 곱슬입니다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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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 가면 다들, 어머, 깜짝 놀란다.
이런 머리는 처음 봐요.
아, 곱슬입니다만.
미용실 안 간지도 거의 10년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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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막 시작했을 때 집사람이 머리를 빗겨주겠다고
떼를 써서 머리를 빗다가 빗이 다 부러졌다.
그 뒤로 마데는 머리를 빗겨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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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너도 곱슬일 게다.
안 봐도 빤하다.
너도 그럴 테다.
아마, 어쩌면, 그래서, 놀림받을게다.
곱슬머리라서, 온갖 별명을 얻을게다.
마이콜, 라면 대가리, 곱돌이, 꼬불이.
나는 그게 싫어서 모자를 자주 썼고,
스트레이트 파마를 했다.
고대기를 써서 그 찰랑거리는 생머리가 되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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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의 책을 보면서 뒤늦게 알았다.
내 곱슬머리가 문제가 아니었다.
내 곱슬머리(차이)를 '악성'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구조가 있었다.
아차차차.
그 뒤로 스트레이트 파마와 고대기를 끊었다.
딱, 한순간에.
그 뒤로 퐁퐁한 곱슬머리를 조금씩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유전'이 아니라
위대한 '유산'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는 것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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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넌 세상에 둘도 없는
매력적인 곱슬머리를 가진 사람을 아버지로 얻게 되었다.
크게,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