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곱슬머리

#6 이렇게 아버지가 되어간다

by 서한영교

+
파마머리가 아니다.

곱슬머리다.

악성 곱슬이다.

어디서 파마하셨어요?

파마가 참 잘 어울려요!

아, 저 곱슬입니다만. 아...


++
미용실에 가면 다들, 어머, 깜짝 놀란다.

이런 머리는 처음 봐요.

아, 곱슬입니다만.

미용실 안 간지도 거의 10년째다.


+++
연애를 막 시작했을 때 집사람이 머리를 빗겨주겠다고

떼를 써서 머리를 빗다가 빗이 다 부러졌다.

그 뒤로 마데는 머리를 빗겨주지 않는다.


++++
아가, 너도 곱슬일 게다.

안 봐도 빤하다.

너도 그럴 테다.

아마, 어쩌면, 그래서, 놀림받을게다.

곱슬머리라서, 온갖 별명을 얻을게다.

마이콜, 라면 대가리, 곱돌이, 꼬불이.

나는 그게 싫어서 모자를 자주 썼고,

스트레이트 파마를 했다.

고대기를 써서 그 찰랑거리는 생머리가 되고 싶기도 했다.


+++++
미셸 푸코의 책을 보면서 뒤늦게 알았다.

내 곱슬머리가 문제가 아니었다.

내 곱슬머리(차이)를 '악성'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구조가 있었다.

아차차차.

그 뒤로 스트레이트 파마와 고대기를 끊었다.

딱, 한순간에.
그 뒤로 퐁퐁한 곱슬머리를 조금씩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유전'이 아니라

위대한 '유산'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는 것으로 한다.


++++++
아가,

넌 세상에 둘도 없는

매력적인 곱슬머리를 가진 사람을 아버지로 얻게 되었다.
크게, 축하한다.


#이렇게아버지가된다 #곱슬곱슬 #굽슬굽슬 #육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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