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상담사 되기로 마음먹었다.

공직 생활 중 관리자 교육을 받게 되었다. 

직장에서 받은 교육들은 늘 그렇듯 인상 깊은 내용들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기대 없이 입과한 교육에서 내 삶의 두 번째 직업을 결정하는 계기를 만났다.

교육과정 중 상담 과목 수업에서 부모님이 물려주신 나의 기능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살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서비스를 받게 된다. 

서비스를 받을 때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그것보다 이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특히, 매장에서 물건을 파는 상담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그 일을 잘 해내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내가 뭘 잘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본 적이 없었는데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가이드하는 일을 하는 내 모습을 떠올려보니 이 녀석 잘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상담수업을 통해서 누군가의 즐거움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담의 영역에 호기심과 그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고 사이버 대학과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충분하진 않았지만 심리학과 상담학에 대해서 공부하였다.

40 중반 홀연히 나타난 작은 동기로 시작한 공부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주경야독이 이렇게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찌어찌 대학원에서 논문까지 써보면서 학위를 취득하였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두려움이 앞섰고, 상담사의 고충과 그 무게를 알게 되면서 퇴직 후 직업으로 선택하기가 두려워졌다.


상담사로서 출발을 고민하고 갈등하다 어느덧 공직생활의 끝에 다다르게 되었다. 상담사를 포기하려니 5년여간의 공부가 아까웠다. 막상 도전하려니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선뜻 결정하지 못해다. 흐르는 시간만 보고 있었다. 고민 끝에 심리 상담에서 진로 상담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니 누군가 이 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여 공직생활 이후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었다면 좀 더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로상담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검색하기 시작했고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도움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퇴직할 즈음부터 퇴직 후까지 1년여간의 준비 끝에 직업상담사를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하였다.



작가의 이전글 저를 소개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