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식

by Far away from

인생의 전환점에선 때때로 크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한다.

작년에 나와 민재에게 그랬고, 그렇기 때문에 길고도 어두운 7세와 37세의 시기를 보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3월.

날개 젖은 아기 새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첫 비행의 시간들을 보내고 난 후.. 오늘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었다.

만감이 교차하고 부풀었던 마음이 무색하게 정신 없이 진행된 입학식.. 장 속 같은 분위기에서 사람에 치이며 두서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든다.

'세월만 흘렀을 뿐 이 모든 절차들은 나 어렸을 때와 크게 다름이 없구나..'

아마 많은 본질적인 것들이 바뀌지 않았다면 내가 접해왔던 수많은 부조리와, 부당한 일들. 무심코 지나쳐야만 했던 모순과 혼자 힘으로 바꾸기 버거웠던 수많은 상황들을 너도 똑같이 겪어가겠지..

정문 앞에서부터 마치 먹잇감을 노리듯 전단지를 나눠 주며 유혹하는 사람들. 마트에서도 경품을 준다고 손 내미는 사람들. 너는 그런 모든 상황에 홀로 노출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겠지.

입학식이 끝나고 학교에서 어떻게 반을 찾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설명해주는 나의 맘을 헤아리듯 나에게 그것들을 모두 씩씩하게 시연해 보이는 민재.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걱정하는 일들에 씩씩함을 보이는 것. 세상에 둘도 없이 아름다운 일이란 것을 깨닫고 숙연해진다.

'네 앞엔 나 아닌 새롭고 대단한 더 많은 것들이 나타나 너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겠지만.. 아빠는 언제나 너의 뒤에서 널 지킬게.'

작은 아이가 홀로 헤쳐나갈 수많은 일들의 잔상이 나의 과거와 겹쳐 수많은 것들이 필름처럼 겹쳐 보인다. 안쓰럽고 대견한 마음을 담아 홀로 조용히 외쳐본다.

'입학 축하해~ My only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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