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시

나는 물

by Far away from

물이 흐른다


때론 자연스럽게 흐르다가

거친 돌을 만나면 무섭게 튀다가


낯선 돌이 어기진 구석으로 이끌면

으슥하고 작은 구멍을 통과하기도 한다


흙탕물에 섞이기도 하고

이따금 기름에 뒤덮이기도 한다


물은 나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오래된 물도 흐르면 새 물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고 비가 되어 내린다


물도 사람처럼 때론 자유의지를 가질지도 모른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어둠조차 꾸벅꾸벅 졸고 있을 시간의 틈새에


때론 높게 튀어 하늘을 잔뜩 머금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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