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Aug 17. 2021
뒤늦은 점심식사
투명 칸막이 가운데에서
흰 접시 내려다보며 점심 한 술 뜨는데
퍼석퍼석 흰쌀밥 한 숟갈에 아들 얼굴 생각나고
자르다 만 미역줄기 한 젓갈에 딸 얼굴 생각나고
밍밍한 김칫국 한 숟갈에 아내 얼굴 떠오른다
처진 어깨 책상에 팔꿈치로 지탱하며
내려다본 음식 담긴 접시의 음식들은 맛이 없고
지난 주말에 아이들에게 못해준 것
아내에게 못해준 것들이 생각나
깨작이던 음식 내려놓으며 물 한 사발 들이킨다
가을 하늘이 높아져서
내 마음도 공허해지는 것일까?
유독 공허하고 그리운 것들이 많은
월요일 정오 무렵의 월요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