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시

월요병

by Far away from

뒤늦은 점심식사

투명 칸막이 가운데에서

흰 접시 내려다보며 점심 한 술 뜨는데


퍼석퍼석 흰쌀밥 한 숟갈에 아들 얼굴 생각나고

자르다 만 미역줄기 한 젓갈에 딸 얼굴 생각나고

밍밍한 김칫국 한 숟갈에 아내 얼굴 떠오른다


처진 어깨 책상에 팔꿈치로 지탱하며

내려다본 음식 담긴 접시의 음식들은 맛이 없고


지난 주말에 아이들에게 못해준 것

아내에게 못해준 것들이 생각나

깨작이던 음식 내려놓으며 물 한 사발 들이킨다


가을 하늘이 높아져서

내 마음도 공허해지는 것일까?


유독 공허하고 그리운 것들이 많은

월요일 정오 무렵의 월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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