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r away from Dec 15. 2021

자유질서

떠돌이 행성은 중력에 이끌려 외딴 어느 곳에서 안정을 찾는 듯했다. 주변은 고요했고 평화로웠으며 가지각색 성운들이 그를 반겨주는 듯했다.


떠돌이를 운명으로 생각했던 행성은 세상 태어나서 처음으로 떠돌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 어디론가부터 따뜻함을 받으며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이내 큰 충격으로 중력이 흐트러졌고, 따뜻한 자신의 보금자리라고 생각했던 곳을 벗어나야만 했다. 때로는 이글거렸고, 때로는 숨 막힐 듯이 적막했던 우주의 드넓은 공간으로 내밀려야만 했다.


어느 곳에 있던 자유질서가 있었다

부서지고 튕겨 나가는 것도

어쩌면 잘게 깨져 소멸하는 것도..


억울해해 봐야 소용없고

되돌리려 해 봐야 되돌릴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존재들이 경험하고 있는

자유 질서 중에 하나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누구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