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시

소울메이트

by Far away from

긴 하루의 업무를 끝내고

저녁때쯤 도착한 어느 시골의 장터


나의 업무의 끝이

그들의 일의 끝에 만났다


내가 출근했던 새벽시간에

그들은 분주한 몸짓으로 장터에서 희망의 하루를 시작했겠지


웃음 띤 모습으로 깊게 파인 그들의 주름

주름 속 가득 담긴 근심과 고민의 시간들

하지만 그 안에 행복과 희망의 시간 여러 개


내가 보낸 대단한 하루

그들의 대단한 하루


저녁의 끝자락에 외로이 술 한잔 기울이다

문득 그들이 생각나

나와 같이 술잔을 기울이고 그들의 잔상에

묵묵히 건배하고 마시는 술


그 술이 달았다가

또 썼다가


머릿속이 맑아졌다가

부옇게 흐려졌다가


쌀쌀한 밖에 짙은 입김 사이로 보이는 플레이아데스 성단

언제나처럼 뿌옇게 내 눈을 의심스럽게 하는..


나이가 들어 뿌연 것일까

아니란 걸 알면서도

드는 생각


장터 안 그 강정집 아저씨는

지금쯤은 무얼 하고 있을까?


알 수 없는 미완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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