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Feb 1. 2022
눈꽃은 짧다
날이 밝으면
두텁고 새하얗던 눈꽃들이
하나둘 고개를 숙이면서
순식간에 그 무게를 털어내 버리곤 한다
하얗고 가벼워 보이는 눈이지만
뭐가 그리 무거웠는지
후드득 털어내고 나면
나뭇가지는 한결 가벼운 듯 바람에 고개를 살랑거린다
모든 것이 차분하고 조용했다
눈이 내리는 것도
눈이 녹는 것도
눈꽃의 눈이 땅에 떨구어지는 것도..
너무 조용해서
사람의 인생에서
눈에 보이지 않고 시끄럽지 않은
모든 중요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나는
이 하얀 세상에서
잠시 꼼짝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