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Feb 9. 2022
애매한 곳에 멈춰서 주위를 둘러본다
애매한 곳에서 두리번거리는 행위는
내가 참 좋아하는 일
사람들은 초입에서 으쌰 으쌰 하고
정상에서 성취감을 느끼지만
중간의 기억은 잘하지 못한다
삶의 수많은 날들
태어난 날과 죽는 날만 기억한다면
중간의 흩뿌려진 수많은 날들은 뭘까?
무엇을 하든
시작과 끝만 기억한다면
그 모든 것들의 중간 덩어리는 과연 뭘까?
중간에 멈춰 서면
휴식처라고 만들어놓지 않은 곳에 멈춰 서면
길 중간이라 애매하고
풍경도 볼 것 없고
누군가의 길을 막고 있는 것 같아 빨리 가야 할 것 같지만
그곳이
우리가 대부분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