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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어린 나

by Far away from

할 말이 많이 있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이 있지만

해야 할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어린 내가 나와

내게 고개를 들지 못한다


중요한 순간에 나를 도와주지 못한 건

결국 나일까


세상을 향해 화살을 겨누지 못하는

어린 나를

나 자신도 봐주지 않은 걸까


어둠 속에서만 떳떳했던 내 안의 것들을

무엇으로 녹이고 부셔야

얼음이 녹고 추위가 가실까?


어린 나의 어두운 모습이

밝게 웃으며 내게 고개를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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