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Feb 28. 2022
가끔 무기력해질 때
자연스레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햇살이 투명하고
난 골목 한가운데 멈춰서 있고
빠르게 지나가는 것들 사이에
어린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
그 자리에 멈춰 있는 것
그대로 멈춰 있었지만
내 머릿속에선 커다란 콩나무 줄기가 자라서
담장과 하늘을 덮었고
천둥 번개가 온 세상에 울려 퍼지며
세상이 사라질 듯 모든 것이 요동치고 있었다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불화산처럼 타올라
초신성 폭발하듯 모든 것이 폭발할 것 같았던
아니.
폭발하기를 바랐던 그때
왜 나는
가장 위로받고 싶은 순간에
가장 불행했던 그때가 생각나는 것일까?
또 나는
왜 그때를 떠올리면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린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까?
무너지고 있는 나 자신과는 대조적으로
너무 맑고 밝아 꼿꼿하게 서 있었던 하루
무너지고 아프고 다치고 불타올라도
봄이 오는 새벽 공기에서 느껴지는 청량함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
단 하나의 오늘이 시작되고
단 하나의 오늘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
'그래
난 뭐든지 할 수 있지.'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꾸 과소평가하게 되는 나
그래.. 난 뭐든지 할 수 있다
단 하나의 오늘
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