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Mar 17. 2022
차가운 밤공기를 타고 보이는 것들
차분해지는 마음 때문일까?
모든 것이 더 느리고
느리기 때문에 더 잘 보이는 느낌이다
내가 하고 있는 것들
시작이기에 설레는 것들과
한참 지나왔기에 차분한 마음이 드는 것들
그 속의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의 기억들
봄바람은 삭막한 모습으로 겨울을 버텼던 나무에게만 새싹을 움트게 하는 것은 아닌가 봐
추억의 향기인지 기억의 향기인지 모르겠지만
낯익은 향과 감정이 느닷없이 솟아나
말없이 상념에 빠지게 한다
어쩌면 중간 토막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오늘 하루
시작과 끝이 전부인 것처럼
이 밤의 향에 빠져 기분에 빠져
하지만 이 시간조차 중간이 되고..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나의 끝은 봄 향기를 맡으며
또 한 번 그 생명을 연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