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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이름 없는 계곡

by Far away from

배움으로 알 수 있을까?

돌 사이를 통과하며 공기와 섞여 두드리는 계곡물의 공명 소리에서 전해져 오는 감동을.


햇볕이 반사되어 낡은 다리 밑에 일렁거리는 계곡물의 그림자

물 스스로가 그림자를 만들 수 있다고

상상이나 했을까?


숱한 지식과

넘쳐나는 상식과

끝도 없는 배움과 정보의 홍수 속에 난

가물어 있었던 걸까?


그저 피하기만 했던

봄철 꽃가루가

이젠 그저 눈 같아

어쩌면 감동스럽기까지 한 이 풍경 속에서 난

멈춰서 있다


바삐 보내도 가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가는 하루를


난 때론 수많은 배움 끝에 남는 몇 조각 지식으로 만족하고

간혹 이런 낯설고 본능적인 깨달음으로 감동하며


어떤 사람이 되고 있는지도 모를 무자각 속에서

또 한 번 그렇게 흘려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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