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Doll)

by Far away from

내겐 악어 인형이 있다


그 인형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줬던 인형

지금은 작고 예쁜 딸아이가 내 잠자리에 항상 챙겨주는 인형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우리가 놓는 대로..

안으면 안기고

던지면 던져진다


인형이 주는 위로가 있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한결같은 표정으로 그렇게 있어도


슬플 땐 의지가 되고

기쁠 땐 두배가 된다


우린 사람으로서 인형보다 능동적이지만

그 능동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인형처럼 무생물에 한결같은 모습이라도

내가 죽을 때 일부를 제외한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그 인형과 더 함께 있고 싶을 것 같다




내겐 악어인형이 있다


그리고

술 취해 정신을 잃고 잠든 내 옆에

그 인형을 고사리 손으로 놓아주는

사랑스러운 딸아이가 있다


인형과 아이는 무척 잘 어울린다

인형이 유치한 물건이라서가 아니라

순수하고 따뜻한 모습이 닮아있다


어쩌면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는 인형을 보며

난 보다 큰 이상과 숭고한 책임감마저 느낀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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