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Dec 15. 2022
내겐 악어 인형이 있다
그 인형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줬던 인형
지금은 작고 예쁜 딸아이가 내 잠자리에 항상 챙겨주는 인형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우리가 놓는 대로..
안으면 안기고
던지면 던져진다
인형이 주는 위로가 있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한결같은 표정으로 그렇게 있어도
슬플 땐 의지가 되고
기쁠 땐 두배가 된다
우린 사람으로서 인형보다 능동적이지만
그 능동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인형처럼 무생물에 한결같은 모습이라도
내가 죽을 때 일부를 제외한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그 인형과 더 함께 있고 싶을 것 같다
내겐 악어인형이 있다
그리고
술 취해 정신을 잃고 잠든 내 옆에
그 인형을 고사리 손으로 놓아주는
사랑스러운 딸아이가 있다
인형과 아이는 무척 잘 어울린다
인형이 유치한 물건이라서가 아니라
순수하고 따뜻한 모습이 닮아있다
어쩌면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는 인형을 보며
난 보다 큰 이상과 숭고한 책임감마저 느낀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