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바람을 타고 눈발이 날린다

볼에 부딪히는 눈송이의 차가운 느낌은

강하게 느껴졌다가 이내 사라진다


8년 전

갓 생명을 얻고 세상을 보았던 한 소녀


그 맑은 눈망울은 여전하지만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귀여운 몸짓으로

능동적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은 다르다


눈송이의 차가운 느낌이 금방 사라지는 것처럼

따끔한 세상의 매질이 또 어느 정도 지날 즈음이 되면

이 소녀의 모습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함께 샤워를 하며

웃으며 수증기 가득한 욕실 거울에 괴물 그림을 그리며 깔깔거리는

이 시간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그칠 것을 안다


내가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하지 못하는 것들로 변해버릴 것도 안다


겨울바람은

봄바람으로 바뀌고

차가움은 따뜻함으로

따뜻함은 더운 바람으로 바뀌고


태풍과 질병, 각종 재난에 몰입되어

또 많은 위기들이 지나고 나면

너는 또 한참이나 성장해 있겠지


아직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네가

더 자란다 해도

내 감정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성장해 가는 너의 변화를

무리 없이 내가 함께 맞춰줄 수 있기만을 바랄 뿐


그러기 위해 하루하루 변해가는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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