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밤

by Far away from

오늘은 분주한 밤이다

별도 달도 보이지 않는 밤이지만

난 별을 찾으러 나왔다


낮에 찾지 못했던 별을 찾으러 나왔지만

쉽게 보이지 않는다


잠시 고개를 숙여

나와 날 지탱하고 있는 땅을 바라본다

지독한 무게감을 버티고 있는

내 발도 바라본다


가로등도 쉬고 싶은지

옅게 깜빡이다가 이내 꺼져버렸다


다시 하늘을 바라본다

벌건 구름 사이로 별 하나가 보인다

전에 봤던 날 닮은 별일까?


난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네가 날 찾아온 것처럼

난 밤마다 날 닮은 별을 찾는다


날 닮아

처량하고 약하고 흐릿해서 잘 보이지도 않지만

누군가는 밝고 건강한 별이라 말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멀리 있고

가려져 있어

흐릿하고 작고 약한 별처럼 보이지만

네가 얼마나 크고 강한 별인지


다른 별들은 혼자 살아내는 것도 버거운 일이지만

넌 네 삶과 타인의 삶을 함께 밝혀줄 별이라는 걸

난 알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88.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