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Feb 14. 2023
아파트 현관문틈 사이로 빛이 보인다
늦은 아침의 한가로운 햇살
멈춰있는 것 같은 다소 쌀쌀한 공기
언제인지 모를 과거의 어떤 날
무척 나다운 상상을 하며
무척 나다운 행동을 하며 살았던 어느 보통날
희망적이지 않았지만 희망을 품었던 그때의 나도
이 빛을 보고 있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두리번거리며
심장이 떨어질 듯 두근거리는 시간 속에
습관처럼 매년 쫓기듯 건강검진을 하며
마치 내가 불량품이 아니라는 걸 매년 증명해야 하는 것처럼
앞 동료의 분주함과 한숨소리
덩달아 나까지 조바심 나는 초. 분. 시간
분명 나는 바쁘게 쫓기며 하루를 보냈는데
내 인생의 결과물은 점점 더 멀어진다
매일 일정을 짜고
매일 계획을 하고
매일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는데
왜 난 나아지지 않을까?
비우고 비우고 또 비워내
겨우 한 조각 만들어진 마음속 틈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온다
그 빛에 비춰진
어린 내가 있다
어린 네가 있다
이유 없는 발걸음이 좋았고
조건 없는 한가함이 좋았던
삶을 살아간다 말할 수 있던 시절
그 시절 내 기억 속의 내가
빛에 비춰진
현실의 너를 마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