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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 away from
Aug 14. 2023
오늘도 시간에 기댄다
흐르는 시간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슬픈 감정과 아픈 감정을 잊게 해 주고
분노도 누그러뜨리고
꾹꾹 눌러놨던 설움과 억울함의 인고의 덩어리가 풀리기도 한다
하루 가고
이틀 가고
내가 먹고 싸는 것들로 잊히는지
자고 꿈꾸는 감정들에 밀려 사라지는지 모르겠지만
힘들었던 기억들이 조금씩 풀린다
가끔
아주 가끔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쉬울 때도 있다
힘든 감정보다 좋은 감정이 조금 더 많이 쌓여
그런 것 같다
생각이 많아지고
정리되지 않고
온갖 부정적 감정들에 휩싸여
잊고 쟁여놨던 내 안의 묵은 감정의 보따리가 쏟아진다
대책 없이 헝클어진 감정들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나 이렇게 많이 힘들었나
정리했어야 하는 많은 것들을
질긴 가죽 보따리에 쑤셔 넣고는
그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사라지지 않은 많은 것들
시간에 기대도 안 되는 것이 있나 보다
아니면..
아직 될만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나 보다
맑고 큰 눈의 소녀가
거친 피부의 소년이
더벅머리 어린아이가
풀어진 보따리 너머에서 날 올려다본다
또렷이 기억나지 않는 기억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머릿속을 뱅뱅 도는 영상들이
시계추를 따라
좌로 갔다가
우로 갔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