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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Feb 06. 2024

좋은 것

내겐 좋은 것이 참 많이 있다

안타깝게도 그것들은 꽃잎 같아서

때를 놓치면 시들어 버린다

나는 바쁨속에, 정신없기만 한 일상 속에

눈을 닫고 마음을 닫아 좋은 것들을 지나치기 일쑤였다


겨울엔 얼었고

여름엔 흩어졌으며

봄엔 몽우리진 채 떨어지고

가을엔 낙엽처럼 바스락거리기만 했다


그 어느 한순간도 이유 없는 순간은 없었기에

난 일말의 죄책감을 접어둔 채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만 했다


때론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미안한 마음을

바람에 실어 보내기도 했고

때론 바위처럼 나를 억누르는 감정에

나 자신을 상하게도 했다


하나의 존재로써

그 모든 것을 감내해야 했지만

이 모든 것들도 결국엔 공기 중에 흩어질 것이란 것을 안다


허무하지만 존재하는 인생으로 인해

나는 살아가고

꽃은 또 피고 지고..

바람은 정처 없이 어디론가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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