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상실

by Far away from

어제는 와이프가 잠시 혼자만의 외출을 감행했다.


나는 주어진 시간을 가장 뜻깊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낯선 상황은 언제나 사람을 당황하게 하지만 그 안에서 특별함은 항상 존재할 수 있는 법이니,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이의 상태에 집중하고 산책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더 좋아하는걸 해주려 노력했다.


아이는 웃었고, 처음엔 자주 찾던 엄마를 이제는 많이 찾지 않는 듯 했다.


그리고 나서 아이의 엄마가 돌아왔다.

아이는 그간 보고싶었던 마음을 쏟아내기라도 하는듯 엄마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우리 넷은 평온하게 시간을 보내고 함께 웃으며 행복해 했다.


그때쯤이었다.

내가 큰 깨달음을 얻게 된것이..


아이는 나와 있을때와 함께 있을때 모두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이 미세하게 틀렸다.


똑같이 웃고 있지만 다른 자아가 웃는 것 같은 느낌..


아마 진정으로 행복한 자아와.

쓸쓸한 가운데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는 자아의 차이점처럼 느껴졌다.


전자나 후자중 어느것 하나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완벽하게 행복했던 그 순간은 그 구성원이 사라지고 난 후엔 절대 같을 순 없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대체 수단이 될 순 없다.

특히 그 대상이 부모일 경우에는 더더욱..

금전적인 도움이나 순간 상황에서 웃거나 즐거워 할 순 있지만, 그 자아와 이전의 자아는 분명 틀린 자아이다.


와이프가 처녀때의 완벽한 그녀의 모습을 지금 보일 수 없는 이유를 이제서야 찾았다. 장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그 이전에 내가 봤던 와이프의 자아는 잠시 잃어버린게 아니라 소멸한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고귀하고 완벽했던 자식들의 자아는.. 하늘에 계신 장모님의 마음속에 고이고이 간직되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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