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May 29. 2024
우연히 스티커 사진을 정리하다가
항상 같은 곳 내 옆자리의 그녀를 본다
그 사람이 좋아서
그냥 그 사람이 좋아서 좋아했고
좋아했고 같이 있고 싶었고 결혼까지 이르렀던 그 사람
둘 사이가 아닌 관계에 의해 일그러지고
상황에 의해 상처받고
서로 놓인 처지에 의해 다투기도 하였지만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 사람
그 밖의 모든 것을 제외하고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바라본다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왜곡 없이 바라보긴 힘들다
관계에 의해 형성되어 버리는 사람과의 사이
그냥 그 사람이 좋았고
좋으니까 좋아했고 함께하고 싶었던
순백의 그때로 돌아가 바라보는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보이지 않는 이물질을 털어내기라도 하듯
보이지 않는 렌즈를 벗겨내기라도 하듯
스티커 사진 속 그녀 모습이
흐릿하게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