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Jun 13. 2024
무작정 자전거를 타러 나갔던 것 같다
계획 없이 바퀴가 가는 대로 가다가
끌리는 길과 느낌을 따라 무르익었던 시간
햇살이 가득할 땐 느리게 느리게
해가 뉘엿뉘엿 지거나 늦은 오후 하루살이들이 어른거릴 때는 빠르게 페달을 밟는다
가득한 오후 햇살이 좋았고
하릴없이 한적한 마음과
무성한 들꽃처럼 자유롭게 솟아나는 잡생각들이 좋았다
마음속 빈 공간에 이것저것들이 자유롭게 들어가
씨를 심고 싹을 틔웠던
별것 없었지만 그랬기에 무척 좋았던 시간들
무엇이든 따라갈 수 있었고
어디든 갈 수 있었던
어린 나의 세상. 나의 지구이자 우주.
다시 오지 못할 그때 그 마음의 나
혹시 같은 햇살일까
같은 자전거일까
손을 뻗어 만져보는 투명한 햇살에 비친 녹슨 자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