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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Aug 30. 2024

가을 바람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미 온 것 같은 느낌의

가을 하늘과 나무들을 천천히 둘러본다

숨을 힘껏 들이킨다

그 풍경과 벅찬 가을 느낌이

병든 내 가슴속에 가득


순간의 기분 좋은 느낌이

온몸에 퍼져 감정을 만든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하나의 사람

하나의 마음

하나의 감정

그리고.. 하나의 별


하나씩만도 하기 힘든 세상에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살아왔다


애썼다

잘해왔다

더 이상은 없다와 같은 말들을 스스로 생각해 내

가을날씨와 함께 보상처럼 내게 준다


엄마가 어루만져 주는 것에

엄마가 한마디 해주는 것에

큰 힘을 얻었던 나의 유년기

그 때문에 난 잘 버틸 수 있었고

잘해나갈 수 있었다


성인이 된 지금

그 힘은 어떨 땐 큰 강제력이 되어

나를 힘들게 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 앞에 경건해지듯

난 내게 주어진 것들을 하나씩 곱씹어보며

내가 짊어진 무게들을 인정하고

하나씩 내려놓아야겠다


내게 좋았던 단 하나의 것들

지금은 가을

이 하늘


맑은 하늘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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