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다 떨어져 앙상해지면
그간 바닥에 묵은 나뭇잎은 다 쓸려진다
1년 동안 그와 함께 했던 나무는
쓸려지는 나뭇잎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바닥에 굳게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나뭇잎까지
남김없이 쓸고 나면
그 나뭇잎들은 파아란 봉지에 담긴다
그리고 동네 곳곳에서 모인 봉지들은
다 모아서 어디론가로 실려간다
풍성했던 나무는 순식간에 앙상해지고
나뭇잎이 있었다는 흔적조차 사라지고 나면
겨울이 찾아온다
추운 날씨는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들어
풍성했던 계절의 기억을 잊게 만든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사라진 것은 사라진 것이고
그렇게 맘속에 보이지 않는 자국 새기며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