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창가에 지는 새벽_2

희수 Intro

by Far away from

식은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난다.

눈을 떠서 밝아진건지, 불이 켜진건지 모르겠지만 환한 천정, 눈부시게 밝지만 보다보면 이내 적응이 되어버리는 천정속의 형광등.


얼마나 잠든 것일까. 아니, 꿈에서 난 누구를 만난 것일까? 꿈이지만 생생한 모습과 목소리..


"식사 왔습니다."


멍하게 앉아있는 나의 이름을 호명하며 밥을 놓고 가는 낯익은 얼굴의 아주머니. 멍하게 앉아 꿈과 현실을 기억속에서 가지런히 정돈 시킨다.


눈을 감으면 생생해지는 꿈의 기억. 꿈속에서의 유독 쓸쓸해 보였던 아이. 그 느낌에 끌려 몰래 따라다니다가 나도 모르게 말을 걸게 되어버린..


병원 창문을 열어 바깥공기를 마신다.


'비가왔었네..'


창가 화단에 소복히 쌓인 낙엽들이 빗물에 젖어 특유의 비에 젖은 낙엽냄새가 난다.


똑똑


"희수씨 잘 잤어요? 오늘은 유독 눈이 더 커보이네요? 요즘 잘 못먹나요?"


무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싱긋 웃는다. 내가 가장 잘 하는.. 웃기지 않는데 웃는.. 살 수 없는데 살아가는..


"잘 먹었어요. 잠도 잘 잤구요.."


옆에는 뚜껑도 열지 않은 아침식사가 놓여져 있다.


"좋아요.. 도움이 필요하거나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얘기 해줘요."


의사는 간절하게 누군가를 부르짖는 옆방의 환자 소리를 듣고 서둘러 방에서 나간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아들인 것으로 느껴지는 남자 아이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고 있다.


의사가 준 약을 밥을 먹지 않은 채로 입속에 털어 넣는다. 더 농도가 짙어진 약은 무기력감을 준다. 수면제 몇 알을 털어먹은 것처럼 슬픔도 아픔도 방향도 다 상실하게 만든다.


약을 먹고 다시 잠자리에 눕는다.

다시 꿈을 꾼다..

약 때문인지 반수면 상태에서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인지..

하늘이 닿을 듯한 놀이터 옥상에서 숨을 쉬고 내려와 보면 나를 기다린 것처럼 서있는 8살 남자아이..


지친눈으로 남자아이를 쳐다본다.

눈이 마주친다.

깊게 빠져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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