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창가에 지는 새벽_8

별빛 케어샵

by Far away from

오늘 기운이 많이 없어보이시는군요?

고객님을 위해 오늘은 따뜻하고 강한 빛 가득한 금성친구가 케어해드릴꺼에요. 지금쯤에는 꽤 오랫동안 벗해드릴수 있을꺼에요. 함께 차를 드셔도 좋고 술을 드셔도 좋아요.


그 아이를 위해 별빛 케어샵을 운영한지 벌써 십수년이 지났다. 아마도 계속 꿈속에서 만나던 그 아이가 현실에서도 존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던 가게.. 신기하게도 가게를 운영하면서 부터는 꿈에서 그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


"인생은 끝없이 펼쳐진 S자코스 같은것. 네가 그 코스에서 엑셀을 빨리 밟고 핸들을 많이 돌려 꺾었다면 금새 반대로 또 핸들을 정신없이 돌려야 할꺼야. 점점 집중해야하고.. 위험해야 하고.. 너 자신이 누군지 기억도 못한채 보다 빨리 코스를 통과한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싶어 안달이 나겠지.. 하지만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하고.. 허세부리고 떠 허세부리는 것의 끝이 뭔데? 하하하. 모든 사람들이 주목해 준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내게 남은건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없다고~~ 하하.."


케어샵 저편에서 술이 잔뜩취한 노숙자 행새를 한 사람이 병나발을 불다가 쓰러져 술주정을 부리기 시작한다.


나는 이미 봄이 오고있는 듯한 밤공기를 느끼려 창문을 열고 하늘을 쳐다본다. 별빛 케어샵에선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을 제공한다. 투명한 통유리창은 하늘로 통해있고, 좌석을 눕히면 이내 어둠에 적응한 눈이 색색깔의 별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과 오리온자리의 베텔규스가 만드는 삼각형은 이른저녁 이미 하늘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새벽녘이 되면 봄 여름철 별자리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시작한다.


"가끔 별들은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고..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따뜻하게 느껴질땐 위로의 감정을 받지만. 차갑게 느껴질때는 표현할 수 없을정도의 중압감으로 날 억누르는데..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케어해 줄 수 있다고 이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거죠?"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말투의 사람.. 나는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검은옷에 검은 신발. 검은 머리에 무표정의 한 아이가 큰 눈으로 이제 동쪽에서 갓 뜬 목성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시선을 따라 목성을 향하고. 꿈인듯 생시인듯 저 멀리 보이던 목성의 대적반이 마치 나를집어삼킬듯이 가까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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