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새로운 시작.(20170221)
민재의 유치원 졸업식.
오전반차를 내고 아침식사를 함께 하고 유치원으로 향한다. 민재는 졸업하는 심정을 기쁘다는 말로 계속 표현했기 때문에 함께 하는 나의 마음도 기쁨만이 충만하리라 생각하고 참석한 졸업식.
민재를 선생님께 맡기고 강당의 좌석에 착석한다. 아이들의 졸업 공연이 준비되고, 민재가 악기를 들고 굳은 표정으로 로봇처럼 걸어온다. 각각 특정 계이름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를 들고 노래를 연주. 민재는 '레'를 담당했던것 같다.
연주가 끝나고 이어진 'You Raise Me Up'이란 노래. 함께 부산 여행갔을때 동백꽃을 보며 걸으며 손잡고 부르던 노래. 노래가 좋다며 유튜브를 찾아보고 집에서도 계속 흥얼거리던 그 노래가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가며 불러질때 이미 나는 기쁨과 감동과 슬픔과 대견함 등 여러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제어가 불가능한 수준이 되고 말았다.
작고 어리던 아이가.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는지 악을 쓰고 잠투정하며 우리의 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세상 떠나갈듯이 울었던 그 아이가.
장난스럽게 웃기도 하고 말도안되게 울기도 했으며, 겁이 많아 바닷가 모래에 발을 딛기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리던 아이. 남산터널의 화재현장에서 살려야 한다는 일념하에 꽉 안고 미친듯이 뛰었던 그 어리고 작고 보호해야 하는 아이가.. 졸업을 한다.
어버이날 노래를 부르고.. 선생님들이 아이에게 불러주는 노래를 제창하고 그에 대한 답가로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 아이들. 그 곳에서 2년간 세월을 보냈을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서.. 옆의 아이와 장난을 치는 모습도 고맙고. 의젓하게 앉아있는 모습도 고맙고. 웃는 모습도 고맙고. 무표정도 고맙고.. 그렇게 쳐다보다 가슴에 붙어있는 배찌.. 배찌를 유독 좋아하는 민재. 앙증맞게 붙어 있는 배찌를 보자 또 눈물샘이 터진다.
반으로 이동하여 선생님과의 마지막시간. 올해를 마지막으로 유치원을 그만두는 연정은 선생님도 눈물을 주체할수 없는 듯 운다.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 장난을 치고 천진난만한 모습인데.. 그 모습에서 난 왜 세월호가 떠오를까? 그렇게 천진난만했을 아이들. 지켜주리라..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민재의 반에 있는 물건들을 눈으로 새긴다. 책. 각종 놀이 도구들. 가구들.. 민재가 익숙해졌을 그 물건들.. 내가 없는 곳에서 넌 이것들과 익숙해져 생활했겠구나.. 민재의 반 친구들.. 이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울으며 생활했겠구나..
유치원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는다.
이른 아침과는 다르게 많이 풀린 날씨..
하지만 봄기운 느껴지는 날씨와는 다르게 나의 마음에선 가을이 느껴진다.
모든 끝나가는 것들에서는 가을이 느껴진다.
학습되어서 그런건지. 정말 그런느낌이 맞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민재가 지나가는 유치원 속 그 모든 풍경에서 울긋불긋한 낙엽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집에 가기 아쉬운지 나와서도 유치원 놀이터로 달려가서 얼음깨기 놀이를 한다. 수없이 놀았을 그곳을 마지막으로 몸으로 새긴다. 다음에 왔을땐 그곳의 주인이 아니란 생각이 들 어느새 낯설어져버릴 그곳에서의 마지막 놀이를 뒤로 한채 유치원을 나선다.
만남에도 의연하고 헤어짐에도 의연한 민재. 네가 겪을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의 굵은 선이 그어진 어느 날 좋은 늦겨울 오늘의 졸업식을 가슴에 새긴채, 새로 올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희망을 품어본다.
민재야~ 새로운 생활도 아빠와 함께 걸어보자. 모든게 완벽하지 않아서 더 의미가 있을 너의 하루하루를 의연하며 당연하게 함께 걸을 수 있는 너의 아빠임이 자랑스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