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창가에 지는 새벽_9

우리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

by Far away from

꿈. 어쩌면 현실..

현실. 어쩌면 꿈..

상고대를 처음 보던때의 기억처럼 몽환적인 풍경.

나는 어디까지가 땅인지 호수인지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만큼 모호한 그곳에 서있다.


어쩌면 꿈속의 눈이 큰 아이를 봤던건 내 안의 나를 본것이 아닐까? 전생의 나를 본것이 아닐까? 라는 마음으로 살아왔던 시간. 별빛 케어샵은 그런 나를 스스로 위로하며 그 아이를 기다릴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인생의 대부분이 어쩔수 없는 선택들로 이루어지듯이..


하릴없이 하늘을 보던 그날의 나에게는.. 술취한 주정뱅이가 보였고, 금성과 겨울철의 대삼각형이 보였고.. 오랜만의 그 아이가 보였다.


거울을 보지 않으며 생활하던 나에게는 낯설을만큼 그 아이는 많이 성장해 있었고, 항상 외로워 보였던 꿈속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외로워보이지 않았다. 꿈속에서 항상 그 아이를 괴롭혔던 그애의 주변인들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 아이의 옆엔 무척 오랜시간을 함께 해온것 같은 모습의 사람이 있었다. 상상속의 유니콘의 모습을 본것처럼 낯선 그 아이의 친근해 보이는 주변인. 그 모습을 보며 나의 정신세계는 온전히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다.


미련아니면 후회였고,

시작아니면 끝이었던.

네가 아니면 내가 아닌

시간들 속에 멈춰있던 나는 여전히

원래 그랬던 사람처럼

막다른 갈림길에 그냥 서있을뿐


초거성의 책임.

막대한 에너지를 감내하고 천천히 인고의 시간을 보낼만큼의 인내력을 가지던가

막대한 에너지를 짧은 시간안에 발산하고 초신성 폭발을 통해 새로운 별들의 재료가 되던가..

초거성의 폭발로 커다란 블랙홀이 생기기도 한다. 빛조차 빨아들이며 모든 우주 질서에 공포감을 조성하는 막강한 존재. 블랙홀의 수명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에 은하계의 거대 블랙홀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미시적 세계에서 끝도 모르게 연결된 거시적 세계. 항성계와 은하계의 찬란함에 그림자 블랙홀.


네모와 눈이 큰 아이는 그 찬란한 빛으로. 혹은 그에 파생되는 몽환적인 성운으로. 혹은 그 어떤 존재도 흡수해 버리는 블랙홀의 모습으로.. 꿈조차도 사라져버린 모습으로 꽃잎처럼 흩어진다.


죽는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서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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