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구진 증후군

2009.08.01cy

by Far away from

숨이 막히다.

물을 좀 먹어야겠다.

삶은 그 자체만으로 숨이 턱턱 막힌다.

누가 모든이에게 마음껏 깊이 마실 공기를 허락했던가.. 내 몸은 그 자연스러운 법칙에 정면으로 반하여 얕고 가뿐 숨을 몰아쉰다.

어렸을때 동네 오락실로 향하는 초저녁 공기의 신선함을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그 여유와. 그 고즈넉함과. 그 신선함과...

나와 관계를 맺는 모든것들은 관계라는 이름으로 나 자신에게 그 무언가를 강요하고.. 그 강요들은 나를 구속한다. 강요와 구속이 없는 유일한 것은 자연.. 하늘과 땅과. 나무.. 그리고 공기와 바람..

그것들은 물질적인 그 어떤것과 정신적. 행태적인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

내가 심각한 정신이상으로 부르르 떨고있을때에도 흔들리는 바람에 나뭇잎으로 만든 손만 살랑살랑 흔들어 주겠지..

나에게 얻어지는 수많은 행복과 보상과 혜택을 바라며 무언가를 사랑하진 않는다. 그것으로 인해 사랑을 하지도 않는다. 난 단지 바위틈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듯이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하는것 뿐인데.. 우리가 함께 하는 사랑의 행위들은 나의 작은 행동이나 말, 태도등으로 인해서 날 사랑하는 댓가로.. 내가 사랑하는 댓가로 거래되는 수단으로 돌변한다.

슬픈순간..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단지 사랑할수 있는 상대와.. 내 마음속의 감성의 샘이 말라 있지만않으면 되는데..

사람은 자신이 한만큼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내가 받는것을 조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왜냐하면.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에서도 자신이 주는게 더 많다고 생각할때는 그 사이가 견고하지 못했을때 큰 서운함의 파도에 폭풍우가 더해지는것처럼 상승효과를 낼 것이고.. 그것은 아주 유치한 어린아이의 다툼이나 싸움처럼 당황스러운 모습의 상황을 야기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바라는것도 많고 바라는것에 따라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작은 행동이나 말에 상처를 받는것도 사실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는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게다가 사람의 순간적인 상태나 건강상태나 살아온 환경이나 깊은 마음속에 숨겨진 진실은 모두 다르게 마련이다.

항상 생각한다. 늙어 죽을때까지 한결같이 누군가를 감싸주고 다툼없이 살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나 자신을 죽여야 한다고.. 나는 지극히 단순한 행동과 말로 대응해야 할것이다. 연애때와 같은 감성과 불규칙성으로는 절대 한결같은 모습으로 촌각을 채울수 없다.

딜레마다.. 나 자신조차 딜레마다.. 난 고독하고싶기도 하고.. 따뜻하고 싶기도 하고..

대중속에 묻히고 싶을때도 있고 혼자있고 싶을때도 있고..

하지만 그 순간적인 상황들을 순발력있게 충실히 채우기 위해서는 둘이라는 걸음이 너무 무겁다..

나는..

육체적으로 소모되고 있고..

정신적으로 낭비되고 있고..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

무엇이..

무엇을..

무엇에게..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무엇이든 다 잘 할수 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리고..

내 자신이 100프로 흠뻑 젖기 위해서는..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도 알수 없다...

권구진 증후군..

아프고..

걱정되고..

안정되지 못하고..

항상 태도가 다르지만..

사연이 있고..

불쌍하고..

이해해줘야 마땅한..

불가사의한 증후군..

매거진의 이전글어머니 생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