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2004.12.10cy

by Far away from

어느 아름다운 산골짜기 마을에 나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쿠우 나비야~ 이리로 와봐~ 이 바위틈 샛길은 빠르게 꽃이 있는 곳으로 갈수 있단다"

쿠우나비의 동료나비는 쿠우 나비를 유혹했습니다.

"싫어. 난 그 좁고 어두운 길로 가지 않을테야.."

쿠우나비는 좁다랗고 어두운 바위틈새 길로 가지 않고 항상 먼 길로 돌아서 꿀을 따러 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더이상 동료들은 쿠우나비에게 그 길로 같이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먼길로 돌아서 가던 쿠우나비는 더이상 다른 나비들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겨주지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내 몸만 힘든데 이렇게 먼길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쿠우나비는 어느날 은근슬쩍 그 좁고 어두운 바위길을 이용하여 꿀과 꽃가루를 얻으러 갔습니다.

이를 본 동료 나비는 쿠우나비를 크게 칭찬하며 치켜 세웠습니다.

동료들은 모두들 쿠우나비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쿠우나비는 비로소 자신이 관심을 받고 대단한 나비 취급을 받는것 같아 흡족해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쿠우나비는 우연히 은빛 색깔 아름다웠던 자신의 날개가 검게 변해있는것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동료 나비들의 날개가 검은색인데 반해 자신의 날개는 은빛이었던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쿠우나비는 시무룩해 졌습니다.

그런 쿠우 나비에게 동료나비가 다가왔습니다.

"쿠우나비야 왜그렇게 시무룩한 표정이니?"

쿠우나비가 대답했습니다.

"응.. 내 날개말이야.. 검게 변해버렸어... 좁은 바위틈새를 지나다니면서 이렇게 되었나봐.."

동료나비는 웃으며 말하였습니다.

"쿠우나비야~ 그건 별거 아니란다. 비가 오면 씻어줄텐데 무엇이 걱정이니? 자 이리와~ 나와 같이 꿀을 얻으러 가자꾸나~"

"아.. 그런가?"

쿠우나비는 그러리라 생각하고 다시 동료를 따라 꿀을 따러 갔습니다.

또 그렇게 하루 이틀..

쿠우나비의 하루는 동료들의 하루와 다를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항상 같이 했고, 항상 같이 웃으며 꿀을 따러 갔습니다.

예전에는 홀로 먼 길을 돌아가며 넓은 자연과 푸르른 하늘을 보며 미소지을수 있었고 가끔은 꿀벌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었으나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더 짧은 길로 먹이를 구하러 오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쿠우나비에게는 이제 자연과 낭만을 즐기는 것 보다는 먹이를 구하고 동료들과 매일매일을 함께 하는것이 더 소중한 일처럼 여겨졌습니다.

이젠 그들이 없으면 안될것만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옆마을에서 금빛 찬란한 아름다운 나비가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동료 나비들과 쿠우 나비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찬탄을 금하며 넋을 잃고 쳐다보았습니다.

동료 나비들은 그런 금나비에게 함께 꿀을 따러 가자고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금나비는 그런 더러운 길로는 갈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찬란한 모습으로 저 높고 푸른 언덕길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쿠우나비는 그 모습을 넋을 잃고 쳐다봤습니다.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단지 동경의 대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쿠우나비 자신의 모습이었는데 말이죠.

쿠우나비는 그 모습을 넋을빼고 바라본뒤 다시 동료들을 따라 어두운 바위샛길로 날아갔습니다.

어제 비가왔는데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그 바위길을 지나다니는 쿠우나비의 날개는 검은 흙으로 더러워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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