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내리는 봄비
비가 잠깐 그치고 가득히 흐린날 거리를 천천히 걷는다
걸음이 느려지면 생각은 빨라진다
빨라진 생각은 더 오래전 기억에 도착할 수 있게 하고
그 곳에서 난 익숙한 나를 만난다.
수많은 고통과
헤어나올수 없을 것 같은 굴레 속에서
절망과 무기력의 감옥에 갇혀 지낸지 몇해이던가?
하지만 난
잠시 벌어진 하늘틈새로 새겨진 나뭇가지에서 봄의 기운을 담은 꽃봉오리를 가슴속에 품으며 살아왔다
자유라는 이름하에 주어지지 않는 자유는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었지만
하늘을 보며 발걸음을 느리게 하면
이내 나로 돌아가는 시간은 나를 '살아있게' 해주었다.
나는 그런사람이니까..
환경은 변하고 나이가 들어 나도 변해가지만
변하지 않는 마술같은 시간은
언제. 어디서나.
나를 나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