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갈장군: 아.. 추워추워. 어쩌다 이런곳에 온거야!
치킨봉: 어서와. 냉동실은 처음이지?
대갈장군: 여기가 어디야? 냉동실이라구?
치킨봉: 응. 여긴 냉동실.. 보시다시피 너보다 먼저 온 선배들로 가득하지? 이곳은 사람의 욕심이 고스란히 표현되는 곳. 당장 먹기는 벅차고 버리자니 아까운 음식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의 위안을 찾고자 모이는 곳이야.
대갈장군: 사람들의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구?
냉동문어: 응. 사람들은 우리를 이곳에 보관함으로써 음식을 버리는 죄책감으로부터 해방되지. 아이러니하게도 해방과 동시에 우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도 해방돼. 그래서 보통 오래 방치되곤 하지.
대갈장군: 아... 그렇구나.. 하긴 날 샀던 사람은 신기한 나의 이름에 끌려서 날 구매했는데..
냉동문어: 큭큭.. 그래. 그치만 신기함도 잠시.. 널 맛보고 난 후엔 신기함은 사라지고 보통의 음식과 널 맛으로 비교하고. 그의 허기를 채우고 난 후엔 넌 장기 보관 식재료가 되는거야.
대갈장군: 아.. 그럼 너희들도 전부 그런 수순을 밟은거니..??
냉동실의 음식들: 응 그렇지!
냉동쥐포: 날 살때 주인은 나처럼 두껍고 큰 쥐포는 처음이라 매료됐다 했어~
소라게발: 난 정말 흔치 않아 소중하다 했는데.. 날 산 이후에도 수많은 식재료들이 내 앞으로 꽉꽉 들어찼어.
대갈장군: 휴.. 그렇구나. 나도 너희들처럼 되겠구나. 빨리 먹히는 것도 그리 달갑진 않지만 오랫동안 잊혀지는 것도 그리 달갑지만은 않네.. 날 처음 봤을때의 주인의 그 감동스런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냉동문어: 풉. 다 그런거야.. 처음의 알싸한 기억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단다. 그치만 너무 억울해 하진 마.. 너의 인생을 돌아보렴. 너도 그와 비슷하지 않았니?
대갈장군: 하긴.. 날 좋아하던 꼴뚜기 처녀가 있었는데.. 그녀가 고백할땐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는데.. 그 감정은 오래 가지 않았어..
냉동문어: 그봐. 너도 비슷하잖아. 어쩌면 우리 모두는 순간순간 매료되고. 또 잊고.. 좋은것이나 나쁜것이나.. 강하게 기억되고.. 또 잊고.. 다 그런거 아닐까? 그렇게 또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고.. 또 살아가고..
대갈장군: 풉.. 그러네. 냉동실에 와서 중요한 진리를 깨달을 줄이야.. 그나저나 왜이리 춥지?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