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꽃이피고.
여름엔 열매를 맺고
가을엔 그 열매가 무르익고 낙엽이 진다.
겨울엔 앙상한 나뭇가지.. 그리고 하이얀 눈
우리가 많이 배워 의심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지금은 봄.
대부분의 나뭇가지는 앙상해진 상태로
차례대로 꽃망울을 틔우고 있는데..
그런 흔한 봄의 풍경 옆에 마치 겨울인듯 마른 나뭇잎들이 듬성듬성 붙어있는 나뭇가지가 있다.
'너는 무엇이니?'
배우지도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던 그런 모습의 나뭇가지는 왠지 모르게 나를 닮아있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
많은 연령대별로 흔히 보이는 그런 연령대의 사람들
나도 대체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반항심인지 고집스러움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라도 길을 이탈하려는 듯 그 오솔길 끄트머리로 걸어왔던 나의 인생.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잎의 끝부분이 말라 딱딱해지고..
겨울철의 눈과 바람이 혹독하게 떨어지라 강요했을텐데..
떨어지지 않은.. 아니 못한 이유가 무엇이니?
너의 이유를 안다면..
나의 이유를 알수도 있을텐데..
좀있으면 돋아나는 새 잎사귀에 밀려 또 떨어짐을 강요당하겠지만..
너의 떨어짐이 끝이 아니란걸 나는 알고 있다.
봄의 시작에..
아직 끝을 맺지 못하는 너의 모습에
시작하지 못하는 내 인생의 더딤이 미세먼지 가득한 세상에서 봄꽃처럼 위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