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넌 확실히 나와 함께 노는 시간 자체가 즐거워 웃고 있구나.
그 처음과 끝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만큼 즐거운 현재라는 시간에 빠져있는 네 모습을 보며 난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확실히 난 너보다 때가 많이 뭍어..
너와의 즐거운 과거, 그리고 현재 내게 주어지는 이때만의 행복한 느낌이
언젠간 끝이 있으리란 생각에 더 간절해 진다.
모든것은 끝이 있어서 아름답다는 말.
생성과 소멸에 대한 많은 말.
존재론적 이론과 그 끝을 알 수 없음에서 오는 허무함..
이 모든것은 네 것이 아닌 때뭍은 어른들의 것이구나.
네가 무지해서가 아니다.
네가 순수해서 이다.
아마도 지금의 난 너의 순수를 배우거나 본받거나 닮기 힘들겠지만..
네가 무척 옳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너의 옳음을 해하지 않기 위해
난 너에게 그 어떤 때뭍은 이론들을 가르칠 생각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네가 좋기 때문에
순수한 네가 좋기 때문에..
아들아..
그냥 그렇게 살아도 좋다.
슬퍼하지 말고 힘겨워하지 말고 분노하지 말고 두려워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말아라.
네가 하는 모든 것들에.
네가 가는 모든 길들에..
내 때뭍은 이론과 신체의 능력이 다하는 날까지
너의 징검다리가 되어주고,
네 길을 밝혀줄 등불이 되어줄 것이며
네 앞의 장애물을 제거해줄 불도져가 되어 줄 것이다.
이것은 호의도 아니고..
의무라 생각해서 행하는 것도 아닌..
숙명과도 같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