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분신

비르타넨 혜성

20181210

by Far away from

전부터 시기를 봐왔던 12월의 하늘 관측. 원래는 지난번 속초 대명콘도를 갔을때 적당한 곳에서 천체 관측을 하리라 생각했지만 영하 7도가 넘는 기온에 바람까지 많이 부는 날씨에선 아이와 도저히 관측이 불가능했다. 관측도 기후가 따라줘야 거기에서 오는 감흥이 더해지는 것이란 철학이 생겼다.


12월 10일은 월요일이었지만 하늘이 맑고 날씨가 영하 2도 안팎이었기 때문에 관측을 강행하기에 적당한 온도였다. 차에 이미 관측에 필요한 도구들은 다 챙겨놨기 때문에 민재 할 것들을 다 마치고 나서 하늘을 보러 단국대학교 대운동장으로 향했다.


운동장에서 망원경을 세팅하고 혜성이 있는 위치를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임팩트 있는 천체를 발견하지 못한다. 분명히 그 자리라는 건 알겠는데 사진상으로 보던 꼬리가 달린 천체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이리저리 렌즈를 돌리다가 그것이라 판단되는 천체를 민재에게 보여준다.


'민재야 이거 맞는것 같은데 아빠가 생각했던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실망스럽지??'


'아니~ 오 진짜 꼬리 보이는것 같네'


민재는 추워서 벌벌 떨면서도 그것때문에 천체관측을 포기할까봐 겁나는지 계속 춥지 않은 척 했고, 관측을 무척 재미있어 했다.


하물며 대운동장엔 10시까지 대형 투광등까지 점등되어 있어서 관측에 더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아쉬운대로 하늘 중간에 떠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 베텔규스 등을 관측하고, 안드로메다 은하와 천왕성 관측은 실패한다.. (장비능력의 한계ㅠㅠ)


망원경을 정리하여 차에 넣어놓고 이번엔 야전침대와 침낭등을 챙겨서 다시 운동장으로 온다.


'민재야 이제 유성 찾아볼까?'


'응 그래~ 아이 좋아 히히히히히'


민재는 야전침대 위에서 침낭을 덮고 내 옆에 딱 붙어서 하늘을 보는것에 너무 행복하고 신나해 한다.


이런 것으로 이렇게 좋아하는 순수한 아이인데...


민서와 함께 놀면서 민서에게 소리지르고 장난치고 하는 것에 싫은 소리를 했던 내 모습을 반성한다.. 하지만 그런 행위들은 또 반복되겠지? 사람이기 때문에...


야전침대에서 하늘을 올려보지만 하늘은 점점 구름으로 뿌얘지고, 유성우는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몸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을 느끼고 내가 먼저 이야기 한다.


'민재야 이제 돌아갈까? 오늘은 유성우를 못볼것 같아. 하나씩만 보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그치?'


'응? 아 그래. 가자~'


그래도 그런 행위들로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는지 가자는 나의 말에 흔쾌히 응한다.


'민재야~ 유성을 보지 못했어도 이렇게 하늘 보고 누워서 있는 것만해도 너무 좋다 그치?'


'응~ 아빠 옆에 딱붙어 있을꺼야~ 히히'


사랑스럽다. 너무 행복한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향한다. 피곤하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마음속에 별을 한가득 담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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