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r away from Jul 12. 2019

비가 오는 날의 독

비가 내린다

장독대의 독들에 각각 물이 가득 차서 넘치고 있다.


한 독이 말한다.


"큰일 났어~ 나를 봐~ 난 차서 넘치고 있다고."


다른 독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 가득 넘치는 포만감과 두려움을 묵묵히 견디고 있다.


"얘들아~ 내 말 안 들려?? 나 좀 보라고~ 너무 차서 깨질지도 몰라~ 내 물 좀 덜어주지 않을래??"


그 독은 자기를 볼 수 있는 눈밖에 없는 듯 다른 독의 상황을 철저히 무시하고 자기 말만 늘어놓는다.


비가 올 땐 각각 어려운 상황을 묵묵히 견디는 게 배려라는 것을 그 독은 모르는 듯하다.


추적추적 빗소리에 한 독이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다른 독들은 모두 말을 아낀 채 눈살을 찌푸리고 있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쁨 구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